[경기시사투데이] 모현농협 하나로마트를 금융 업무로 들른 날, 입구 한편에서 낯익은 듯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객님, 구경 한번 하고 가시지요?”
입구 근처 임시 판매대에서는 의류 브랜드 ‘칼리베이직(Cali Basic)’이 소규모 팝업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작은 공간 속에서 판매원은 지나가는 모든 손님에게 밝은 미소와 친절한 설명을 건네고 있었다. 10명 넘는 손님…판매는 ‘0건’ 그러나 미소는 흐리지 않았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니 약 10명의 손님이 판매대 앞을 지나갔다. 판매원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꼼꼼히 제품을 설명하고, 자연스러운 미소로 고객을 응대했지만, 판매는 단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녀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마치 ‘성실함’이 곧 직업의 기본’이라는 마음가짐이라도 가진 듯, 표정과 태도는 흔들리지 않았다.
잠시 후 기자가 말을 건넸을 때, 그녀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조용히 전했다.“50% 할인해도 안 팔려요…경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 소비자분들이 지갑을 잘 안 여세요. 50% 할인해도 판매가 쉽지 않습니다.”
짧은 대답 속에서 요즘 중소 패션업계가 겪는 현실이 그대로 느껴졌다. 매출 감소, 재고 부담, 임대료·운영비 증가, 소비 위축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도 그녀는 끝까지 웃음을 유지하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칼리베이직(Cali Basic), ‘일상 속 기본을 디자인하는 의류 브랜드’ 칼리베이직은 ‘기본을 지키는 패션’을 철학으로 삼아 편안한 소재,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합리적 가격을 지향하는 생활형 의류 브랜드다.
주 고객층은 30~60대의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 제품 구성은 데일리 티셔츠, 니트, 팬츠, 아우터 등 기본 라인 중심, 유통 방식은 로드 매장·전통시장의 소규모 부스·마트 팝업·지역 행사 판매 등 오프라인 중심, 브랜드 콘셉트는 “누구나 편하게 입는 옷, 오래 입는 옷”, 특히 칼리베이직은 대규모 광고나 온라인 마케팅보다 현장 판매원들의 친절한 상담과 고객 신뢰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성장해온 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와 온라인 중심 소비문화의 확산으로 중소패션기업의 판매 구조가 크게 흔들리며 올해 들어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어려움과 필요한 전략…이제는 ‘현장’이 답이 다 칼리 베이식뿐 아니라 대부분 지역 패션업체가 한계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도 해결책은 분명히 존재한다.
◆기자가 바라본 판매 전략◆
1) 지역 특성 맞춤형 상품 기획
마트·전통시장 이용 고객의 연령대·취향을 고려한 ‘생활 패션 라인’ 확대가 필요하다.
2) 고객 참여형 프로모션 실행
즉석 할인, 1+1 이벤트, 스타일 제안 등 고객이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구매 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
3) 온라인 병행 판매(O2O) 구조 강화
현장 판매원의 친절함을 온라인까지 확장하여 고객 관리, 단골 확보, 카톡 상담 등을 통해 재구매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4) 판매사원의 전문성을 브랜드 이미지로 활용
기자가 현장에서 본 친절한 판매원은 단순 직원이 아닌 ‘브랜드의 얼굴’이었다. 기업은 이러한 인적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사람 중심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기자의 눈◆
모현 하나로마트에서 만난 판매원의 미소는 단순한 미소가 아니었다.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고객을 향해 열려 있는 마음, 그리고 브랜드를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노동의 진정성이 그 안에 담겨 있었다.
칼리베이직 같은 지역 기반 패션기업들이 지금의 위기를 버티기 위해선 가격 경쟁보다도 진정성 있는 현장 소통, 그리고 작지만 확실한 브랜드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오늘도 판매원은 묻는다. “고객님, 구경 한번 하고 가시지요?”
그 한마디 속에 지역 중소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