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춘궁기에 희망 주던 춤과 흥의 한마당을 “용인타맥놀이 보존회”에서 마당놀이로 재현하다

​용인타맥놀이​
​용인타맥놀이​

지난 6월 6일(목)“용인타맥놀이 보존회” 현영희, 김연희 씨는 보리타작을 하며 부르는 노동요이자 놀이인 ‘타맥놀이’가 단절되었던 맥을 잇기 위하여 지금은 타작요가 경기도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져 가고 있을 때 그나마 묘봉리 상리마을에선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기에 묘봉리의 선소리꾼 김학수(71세) 선생을 찾았다.

남쪽 지방에서는 “ 옹헤야”로 시작되는 훗소리를 “어허야 어허야”의 특이하게 발전시켜온 용인 지역만의 특징을 가지고 당시 40대의 젊은이 김학수 씨는 40여명을 이끌고 1985년 10월, 제4회 경기도민속예술 경연대회에 참가해 공로상을 받았다.

용인타맥놀이
(좌로부터)김예닮회장 김학수선생 김학수선생 부인 현영희회장

김학수 선생은 용인의 마지막 남은 타맥놀이 의 산 증인인 셈이다. 88올림픽 성화 봉송 맞이 문화축제 겸 제3회 용구문화제에서 시연한 적도 있으며 마을 젊은 사람들이 타지로 떠나면서 1994년을 마지막으로 지금은 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김학수 선생은 그 당시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 대회에 나간다고 해서 가슴이 뛰었지!! 소리 청이 좋은 사람(선 소리)을 시켰거든! 바쁜 농사철에 자꾸만 시키기만 하고 생계에 불편이 있으니까 다 안 한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맥이 끊어진 거야 ! 동리 일인데 나서주니 고마운 일이지! 실제 농사 일 할 때 힘이 드는데 이 소리를 하고 나면 흥이 저절로 났지 내 아내도 그때 대회에 나가서 보리밟기도 하고 술 동이도 이고 실제로 막걸리를 먹었지 재미는 있었어!! ”

용인타맥놀이
용인타맥놀이

예로부터 ‘보릿고개’는 음력 3~4월로, 망종이 지나고 유월 중순이 되면 쌀이 떨어질 때이면서 보리 베기 시작이 되면 보리라도 타작해서 보리 떡이나 보리죽이라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축제의 마당이 벌어졌다. 보리를 수확해 도리깨로 타작을 하면서 부르는 노동요이자 놀이면서, 이삭을 털어낸 보릿대 등을 타작하며 보리 짚을 쳐내면서, 선소리꾼이 앞소리로 선창을 하면 뒤에서 받아치는 것으로 힘든 노동을 이겨낸 것이다. 아낙네들은 참을 가져오고, 웃통을 벗은 구릿빛 농부가 한 톨의 보리라도 수확하기 위하여 애를 썼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현재 이동읍) 묘봉리 상리마을은 이곳에 저수지가 축조되기 전엔 물이 모자라 벼농사를 할 수없었다. 그런 연유로 대개의 다른 지역 (백암 등) 논농사 노동요와는 달리 보리농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특이하게 용인의 상여소리와 결합한 훗소리를 자체로 전승(傳承)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노동요는 주민들의 작업능률을 올리고자 부르는 노래로써 확실한 자리 매김을 하였다.

용인타맥놀이
용인타맥놀이

“이 보리를 다 털어서 아침 방아로 한번 찧고 저녁 방아로 두 번 찧어 보릿가루 만들어서 보리 개떡 보리죽을 온 식구가 다 먹는다…어떤 사람 팔자 좋아 일 안하고 잘 사는데 우리 같은 인생들은 무슨 팔자로 땅을 내나. 어허야 보리로다.” 사설에는 은근히 고단하고 험했던 신세타령도 담겨 있으면서 다소 해학적인 가사가 특이하다.

“ 못하겠네! 못하겠소, 술 한잔을 내 노시오, 못하거든 아가씨도 내 노시오! 아씨, 눈매 보면 힘이 불 끈 솟아올라” 질펀한 농부의 입심으로 고된 노동을 잊고자 하였던 묘봉리의 소리를 재현한 용인민요연구회 회장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 산타령 이수자 현영희 회장)은 이 공연을 위하여 초창기 김학수 선생의 목소리를 분석하여 정립하고 고증과 녹취를 통하여 민속놀이 보존의 일익을 담당하였다.

용인타맥놀이
용인타맥놀이

용인의 산재 되어있는 소리의 연구를 기록, 수집(베틀가 , 자장가 노동요 등)하여 선소리 산타령을 이용한 용인 모현면(현재 모현읍)의 답교놀이, 등 다방면으로 전통소리를 재현 하는데 앞장서 왔고. 이를 남자 선소리꾼으로 다시 재현하였으며 용인의 전통놀이를 컨텐츠화 한 것이다.

용인타맥놀이는 용인타맥놀이 보존회 (밝달 문화예술원 회장 김연희)에서 2016년 9월 23일 용인시청 마루홀에서 창극으로 시연한 이래 매년 용인시에서 주관하는 민속놀이 컨텐츠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용인타맥놀이
용인타맥놀이

민속놀이란 농악대의 놀이가 아니라 온 마을이 함께 하는“ 놀이 문화” 였다. 소리와 해학적인 한마당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한바탕 질펀하게 놀고 그 전통을 이어가는 것을 의미하며 없어져 가는 전통놀이를 재현하는데 기획하고 공연해 왔다.

올해 2019년도 9월에도 “ 용인시민의 날”에 50여명이 동원된 “ 전통타맥놀이” 가 100만 용인시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11월에는 “모현읍 왕산리 답교놀이” 차기작 “ 할미산성과 자청비” 라는 새로운 컨텐츠가 준비되어있다. 잊혀져가는 도시화의 물결 가운데서 꿋꿋하게 전통을 고수 하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용인타맥놀이
용인타맥놀이

묘봉리의 원조 선소리꾼인 김학수 선생의 고증을 통하여 명맥을 유지하고 용인의 없어져 가는 전통 살리기를 널리 알리는데 노력하고있는 다음 행보가 궁금할 뿐이다.

동네 어른들의 도리깨질이 춘궁기의 어려움을 잊지 않은 놀이로써 후대들에게 널리 알려져 선조들이 지내온 일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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