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처인구선거관리위원회
홍보담당 한봄빛

유권자들은 투표를 할 때 후보자의 무엇을 볼까? 유권자들의 투표성향은 혈연·학연·지연을 보는 사람, 인물상을 보고 찍는 사람, 정당을 보는 사람, 정책·공약을 보는 사람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후보자의 됨됨이와 그들이 제시하는 공약·정책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즉, 매니페스토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매니페스토란 후보자가 선거 시에 유권자에게 자신이 추구하는 장래의 정권 象과 함께 구체적인 정책 실행 안을 제시하는 정책묶음을 말한다. 이는 후보자와 유권자간의 약속으로 책임 있는 정치실현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후보자는 자신의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행절차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유권자의 이해를 돕고, 이행기간을 명시해 책임성을 확보한다.

그리고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이 허황된 것에 불과한 것인지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여부를 가늠하여 투표하는 것이다. 유권자의 역할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당선된 후보자가 임기동안 선거에서 제시한 공약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평가하여 차기 선거에서의 지지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순환 과정이 매니페스토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니페스토가 2006년 지방선거에 도입된 후 수차례 공직선거에서 활용된 바 있어 이제는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필수용어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낮은 공약 완료율을 보면 한국에서의 매니페스토는 선거 장식품이거나 형식만 있고 실속이 없는 속빈 강정에 불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 선거나 정치에 관심이 없는 유권자들에겐 어렵고 생소한 용어로만 다가오지 않을까?

매니페스토 선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더 확실한 체계와 많은 홍보가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유권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생소한 용어라고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이 오로지 유권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만든 공약(空約)인지, 구체적이며 실현가능한 공약(公約)인지 꼼꼼하게 따져본 후 후보자에게 표를 주어야 한다.

실례로 몇몇 지방자치단체장은 허황된 공약을 내걸고 당선이 되어 공약을 주먹구구식으로 이행하다가 결국 지방자치단체를 파산위기까지 몰고 가거나, 어떤 당선자는 그럴듯한 공약으로 당선이 되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결국 하나의 공약도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를 고를 때, 옥석을 구별하듯 참공약을 취사선택하는 노력도 필요한 것이다.

또한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당선된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실천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 만약 당선된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다음 선거에서 그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않는 것으로 유권자의 정책선거에 대한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깨끗한 선거문화는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당의 자정노력과 단속기관의 강력한 단속의지, 그리고 선거법을 준수하고자 하는 후보자와 꼼꼼하게 정책을 따져보고 깨끗하게 투표권을 행사하려는 유권자 등 모두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서 돌아갈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여섯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한 지역에서 오래 사는 유권자들에겐 세 다리만 건너도 모두 아는 사이이다. 그런데도 내가 아는 사람이니까, 친한 사이니까, 동네 주민이니까 등의 이유로 투표를 할 것인가? 이제는 정말 우리 가족을 위해, 우리 지역을 위해 진심으로 애써줄 후보자와, 그 후보자의 정책이 실현 가능한 정책인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표를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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