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동부경찰서 경위 박철홍

형사의 노래(용인동부경찰서 경위 박철홍)

형사는 고독한 성직자다.
출가 한 승녀가 부모형제를 버리고
바울 성당의 신부와 수녀가 천상의 모후와 해후를 하듯
형사는 가정을 버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외면하고
외로운 길을 가야하는 고독한 이방인이다.

형사는 진정한 사랑의 실천가다.
우직한 의리에 몸 설레고 배고파 빵을 훔치는 소년에게 따스히 위로하고
십이세 소년 가장에게 라면 한박스 쌀댓박 팔아주며 아픔을 같이하는
이 시대의 조그만 사랑의 나눔자리이다.

형사는 돈키호테다.
이 땅의 악을 징벌 한답시고 녹슬은 정의의 장검을 뽑아 들고
수사라는 나귀를 타고 거리를 활보하는
코미디 같은 돈키호테다.

형사는 바보 멍청이다.
시대에 귀 어둡고, 언론매체 여론에 휩싸여
눈 먼 강아지 방울소리 듣고 따라만 가고
충성을 강요 당하여 죽을 판 살 판 등짐지어
종이조작하나 주어 달래면 히히닥거리는
행복한 상머슴 멍텅구리다.

그러나 형사는 용감한 전사다
뉘라서 저 벌판에 맨 몸으로 카인의 후예들과 대항 하리 오
과연 뉘라서 은폐 된 우리의 양심을 바로 잡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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