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앙대학교의과대학 치과학교수   현, 판교스마일라인치과 치의학박사 최진휴
치과의 3대 질환 중 하나인 풍치는 과연 치아에 바람이 들어서 생긴 것일까요? 네이버 사전에는 뭐라고 했나 궁금해서 한 번 찾아 보았습니다. [풍치(風齒) : 썩거나 상하지 않은 채 풍증으로 일어나는 치통]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전에 나오는 설명은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할 수 없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풍치는 치의학에서는 치주질환 또는 치주병(Periodontal disease)이라고 표현됩니다. 사실은 풍치는 치아에 바람이 든게 아니고 프라그(Plaque)라는 세균덩어리들이 잇몸 주변에 달라 붙어서 염증을 일으켜 치조골(치아 뿌리를 지탱해주는 잇몸뼈)을 파괴시키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염증(Inflammation)이라는 것이 뭘까요? 세균이 우리 몸에 공격해 들어오면 우리 몸의 방어체계인 면역세포들이 총 출동하면서 일으키는 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군인 세균을 진멸하기위해 우리의 아군인 면역세포들을 효율적으로 전쟁터로 불러들이기 위해 제일먼저 일어나는 일은 전쟁터 부근의 길을 넓혀 주는 것으로 바로 혈관들의 확장입니다. 그래서 그 부위는 붉게 부어오르게 됩니다. 우리는 붉게 부어올라 있는 것을 보고 염증이 있구나 즉 세균과 면연세포들이 전쟁 중 인줄 알게 됩니다.

잇몸(Gum) 주변에 하얗게 붙어 있는 것을 프라그(Plaque)라고 부르는데, 이는 음식물 찌꺼기가 아니고 세균 덩어리입니다. 프라그가 잇몸주변에 달아 붙어 있으면 염증이 일어납니다. 염증이 있으면 잇몸 뼈를 감싸주고 있는 연조직인 치은(잇몸 살)이 붉게 부어오르게 되는데 이를 치은염(Gingivitis, inflamed gum)이라고 부릅니다.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조골(잇몸 뼈)까지 염증이 침투하게 되는데 이를 치주염(Periodontitis)이라고 부릅니다. 치조골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치조골이 파괴(Bone loss)가 되는데, 전체적으로 내려앉은(파괴된) 잇몸 뼈는 두 번 다시 차오르게 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한 번 내려앉으면 끝장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가라앉지 않도록 하는게 지혜입니다.

 

치조골이 내려앉게 되는 원인은 2가지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덩어리인 프라그와 프라그에 침(타액) 속에 들어 있는 칼슘 등 무기질이 침착해서 돌이 되는 치석입니다. 치석은 제주도 현무암처럼 다공성으로 비둘기 집처럼 세균이 사는 아파트인데, 치근(치아 뿌리) 벽을 타고 잇몸 속으로 깊숙이 깊숙이 침투해 내려갑니다. 세균은 치석 속 구멍에 살면서 비둘기가 똥을 누는 것처럼 분비물을 내는데, 실체는 독소입니다. 독소가 치아 주변의 조직들을 파괴시킵니다. 즉, 이 독소는 적군이 던지는 수류탄과 같은 무서운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잇몸 뼈를 파괴하고 녹이는 원인을 알았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입니다. 우리는 치아 주변에 이러한 프라그(세균들)가 달라붙어 있지 않게만 하면 치조골 파괴는 막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근데 문제는 어떻게 프라그를 닦아 내느냐 입니다. 우습게 볼 일이 아닙니다. 세균은 생존 본능으로 치아표면에 얼마나 딱 달라붙어 있는지 떼어내기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평소에 하던 습관대로 칫솔질을 함에 있어서 왕복운동 수 십 번하는 것으로는 각 치아의 잇몸속이나 치아 사이 깊숙한 곳까지는 도무지 잘 닦이지 않습니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정말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잇몸 속, 치아 사이 및 구석진 곳까지 하얀 프라그를 잘 닦아 낼 수 있을지 마음에 목표를 정하고 궁리를 하면서 칫솔질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법은 전문적인 용어로 바스법(Bass method)입니다. 칫솔모가 치아 사이에 들어가도록 잇몸부터 비로 쓸 듯이 쓸어서 치아 사이에 솔이 들어가도록 한 다음(댄다), 지그시 누른 다음(누른다), 20번 제자리 돌리기(진동)를 하는 것입니다. 공식 : 댄다 --> 누른다 --> 진동

 

그리고 과거에 시작된 치주염으로 인해서 치조골이 내려 앉아 있는 경우라면 이미 치아 사이 잇몸에 삼각형 구멍이 생겨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경우는 일반 칫솔질만으로는 도무지 닦아내지 못합니다. 반드시 치간 칫솔을 부가적으로 사용하여야 합니다. 한 번은 뺨쪽에서 넣어 닦고 한 번은 혀 쪽에서 넣어 닦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이 모든 맥락을 자세히 들었습니다. 잘 듣고 알고도 이를 무시하면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하는 그 날이 반드시 도래할 것입니다. 지혜는 이것입니다. 경고를 듣고 미리 방비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세균덩어리인 프라그가 각 치아 빙둘러 한 마리도 쌓여있지 않게만 한다면 그날까지 친구들 중에 가장 건강한 모습을 지니게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풍치는 한 번 잇몸뼈가 녹아내려 앉아버리면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로서 누구에게나 다가올 미래입니다. 이 사실을 미리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면 정말 지혜롭지 못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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