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치과학 교수현, 스마일라인치과(판교) 치의학박사 최진휴

치과의 3대 질환 중 하나인 충치는 과연 벌레가 치아를 파먹어서 생긴 것일까요? 네이버 사전에는 뭐라고 했나 궁금해서 한 번 찾아 보았습니다. [충치(蟲齒) : 세균 따위의 영향으로 벌레가 파먹은 것처럼 이가 침식되는 질환. 또는 그 이. 흔히 염증이 생기고 통증을 일으킨다.]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이 사전에 나오는 설명이 상당히 광범위하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충치는 치의학에서는 치아우식증(Dental caries)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사실은 충치는 벌레가 치아를 파먹는게 아니고, 프라그라는 세균덩어리들이 우리가 섭취한 당(탄수화물이 분해되면 당이됨)을 화학반응을 통해서 산(신맛을 내는 물질로 칼슘같은 무기질을 녹이는 성질이 있음)을 만들어 치아를 부식시키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충치를 캐버티(cavity, 구멍)라고 부릅니다. 다음 사진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충치 웅덩이들입니다.

 
 

 

 

 

 

 

 

 

충치가 꼭 이렇게 웅덩이만을 일컫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사진에서와 같은 줄무늬나 점으로만 보여도 완벽한 충치입니다. 아주 살짝 조금 먹었다고 별거 아니라고 생각이 들 수 있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충치는 3가지 특성이 있습니다. 첫 째는 한 번 시작한 충치는 멈추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들어가는 입구는 작지만 속에서는 깊고 넓게 먹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충치는 아프지 않다는 것입니다. 충치가 신경층까지 침범했을 때에야 시리기 시작하고 아프고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런 정도까지 진행되면 충치를 파낸 후 금이나 치아색 레진재료 등으로 수복해주는 충치치료는 할 수 없고, 염증이 생긴 신경조직들을 긁어내고 인조신경으로 채워주는 신경치료를 한 후 크라운으로 씌워주어야하는 치료를 받게되는 조금은 안타깝고 슬픈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여기서 조금만 안타깝고 슬픈 이유는 뽑고 임플란트 하는 치료를 하지 않고 살릴 기회를 한 번은 있기 때문입니다.

치아 조직사진을 통해서 충치가 진행되는 원리를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치아의 씹는 면(교합면)의 단면을 잘라서 보면 다음 사진에서와 같이 깊은 계곡으로 형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깊은 계곡 속에 프라그(세균덩어리)가 들어가 있으면 영양분을 계속 받아 먹으면서 충치를 일으키게 되는데, 치아 껍질에 해당하는 법랑질과 속살에 해당하는 상아질간의 경계부위는 취약하기 때문에 옆으로 쫘악 퍼지면서 넓게 진행되고, 아래 쪽으로는 혈관신경이 있어 수직으로 깊게 진행을 하게 됩니다. 이 사진에서 보면 속에서는 어마무시한 충치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입구(화살표)를 보면 눈에 보이는게 미미하게 보일 뿐이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 사진처럼 충치가 진행이 되면 충치는 티끌이라도 남아 있으면 새끼를 까서 다시 진행을 하기 때문에 모든 충치는 완벽하게 도려내야 합니다. 그래서 충치치료시 눈에 보일 듯 말 듯한 점박이 충치까지 완벽하게 제거하고 치료하는게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처럼 이런 경우는 운이 없게도 껍질만 남게되어 신경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크라운으로 씌워 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충치는 치아가 무른 소아 청소년에서 많이 관찰됩니다.

 

 

그리고 우측 사진처럼 한 곳에 뭉쳐서 진행된 충치는 보통 성인환자에서 많이 관찰되는데, 이런 경우는 충치만 도려내고 떼울 수 있는 치료가 가능하므로 신경치료해서 크라운을 씌우는 치료는 피할 수 있어서 행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충치는 키워서 잡아먹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충치가 조금이라도 시작하는 것을 발견하면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치질삭제량을 최소화해서 치질을 보호함으로써 튼튼하게 충치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지혜롭다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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